좋아하는 것/이것저것

블로그에 촛불 밝히기

terminee 2008. 5. 27. 10:51
i) 어제 시위 중계 지켜본 이야기

지난 주에 어쩌다보니 애니를 한 편도 못 봐서 잔뜩 밀렸더군요.

어제는 적어도 두세 편 정도 봐야겠다고 맘을 먹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가서 인터넷 뉴스를 잠시 보다보니

또 거리 시위가 벌어졌더군요.

아프리카에서 중계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애니는 또 한 편도 못 봤네요.)

아프리카에서 나간 기자들도 있고,

진중권씨도 직접 나가서 중계를 하고 계신 듯 하더군요.

종로에서 경찰과 또 대치 상황이 벌어졌는데

경찰 지휘부는 전경들에게 '절대 흥분하지 말고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자제하라.

지금 잘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수고하자.'라는 식의 방송을 하고 있고

시민들이 전진하면 몇 발짝씩이나마 뒤로 물러나고 있더군요.

시민들은 '비켜라, 비켜라' '평화 시위 보장하라' 같은 구호 말고도

'비폭력, 비폭력'이라고 외치며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길을 막고 있는 닭장차들을 향해서 '차빼라, 차빼라' '불법주차 차빼라'라는

구호도 외치고 분위기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시민들이 일시에 해산하고 흩어져야

상황이 그나마 조용하게 마무리 될텐데 시위 지도부라는 게 없으니

그런 게 가능할지 좀 걱정을 하면서 12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인터넷 뉴스를 보니...

제가 잠자리에 들고 얼마 안 돼서 경찰들이 또 방패를 휘둘렀네요.

오늘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ii) 촛불 밝히기.

촛불을 클릭하시면 함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망고 형 블로그에서 보고 저도 달았습니다.

저는 참 게으르고 귀찮은 거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손가락 몇 번 까딱이면 할 수 있는 이런 정도의 참여 밖에 안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 그리고 어제까지 이어지는 이런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면

저도 거리로 나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 정권. 대단합니다.

저 같이 만사 귀찮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품게 만들다니요.


iii) 폭력

시민들은 청와대를 행해서 나아가고자 합니다.

사실 지금 청와대에 가도 대통령은 집 비우고 없습니다.

어제 뉴스에 보니 아프리카 가서 대통령들 만나고 있더군요.

시민들이 주인도 없는 청와대까지 가서 대통령을 때려잡겠답니까

가서 불을 싸지르겠답니까. 아니면 가는 길을 막은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둘렀습니까.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을 어겼고 도로 교통법을 어겼다고요.

그 사람들이 방패에 후드러 맞아야 할 정도로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건가요?

도로 점거에 대한 경찰의 반응이 방패로 찍기라면

이젠 무단 횡단을 하거나 신호 위반, 속도 위반 하다 교통 경찰에게

걸렸을 때 귀싸대기라도 맞을 각오 정도는 하고 다녀야겠네요.

시민들이 폭력을 쓰지 않았다고 해도 행진 저지나 경고 방송을 무시하고

장시간 도로를 점거 했으니 물리력 사용은 불가피했다고 할 건가요?

말을 듣지 않으니 몽둥이가 약이다?

그럼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저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좋아하는 것 > 이것저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완성  (18) 2008.06.14
지난 번에 일기에 썼던...  (12) 2008.06.04
소설 '황금 나침반' 2권까지 읽고...  (12) 2008.04.01
취미 이야기  (26) 2008.03.27
한동안 잠잠했다.  (30) 2008.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