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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본 이야기 - <디스트릭트 9>

terminee 2009. 10. 21. 00:07
지난 주말에 본 영화.

<디스트릭트 9>.


디스트릭트 9
감독 닐 브롬캠프 (2009 / 미국)
출연 샬토 코플리, 윌리엄 앨런 영, 로버트 홉스, 케네스 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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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잭슨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작품입니다.


남아공 상공에 와서 멈춰버린 우주 비행선.

그 안의 우주인들은 지금까지 SF영화에서 보던 외계인들과는 달리

병들고 배고프고 찌질한 종자들입니다.

우주선이 고장나 오갈데 없게 된 이 우주인들은 지구인들이 내준

'디스트릭트 9'이라는 구역에서 살게 됩니다.

생긴 것만 외계인이지 이건 뭐 그냥 '난민'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가난하고 찌질한 외계 난민들 때문에 치안이 불안해지고 사회적인 문제가

자꾸 발생하자 지구인들은 이들을 좀 더 멀찍이 옮겨 놔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새로 만들어진 곳이 '디스트릭트 10'.

이 영화의 초반은 외계인들을 강제 이주 시키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인 척 하면서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강제 이주 작전' 책임자가 뭔지 모를 물질에 오염되어

외계인으로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외계인으로 변한 그를 실험에 이용하려고 쫓는 군수업체와

목숨을 지키고, 다시 지구인의 모습을 찾아 사랑하는 아내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주인공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로 영화의 후반부가 채워집니다.


전체적으로 봐서는 그냥 볼 만한 영화이긴 합니다만...

18세 이상 관람 가능한 작품입니다.

매우 폭력적이고 잔인하더군요.

사람이 '펑' 터져 죽는 장면이 수도 없이 나오고
(폭발물로 인한 사망을 말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사람 자체가 '펑' 터져버립니다. -_-;;)

팔 다리가 잘리기도 하고, 사람을 찢어죽이기도 하고...

잔인한 장면을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절대 보지 말아야 할 작품입니다.


외계인을 이주 시키는 데 최소한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동의 서명을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강제 퇴거라는 조치에 화가 난 외계인이 서류를 손으로 탁 쳐버리자 주인공이 말합니다.

"손이 닿았으니 서명한 거나 마찬가지야."

'나라 일 한다는 놈들은 어딜 가도 다 저런 식인 거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성실하게 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이

그렇고 그렇다보니 비관적인 생각부터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_-;;;


P.S. 영화의 배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입니다.
인종 차별 문제가 심각하기로 유명한 나라들 중 하나지요.
저 나라에서는 실제로 어떤 지역을 백인 거주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그 곳에 사는 흑인들 6만 명을 쫓아낸 역사가 있습니다.
그 지역의 이름은 '디스트릭트 6'였습니다.

P.S.2. 영화 잡지 '씨네21'의 홈페이지에서 만화를 즐겨봅니다.
영화 한 작품을 소재로 해서 만화를 만들어내는데
작가분의 재치가 아주 뛰어납니다. ^^
<디스트릭트 9>이 이번 주의 작품이었는데 풍자가 제대로네요.
링크 타고 가서 한 번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