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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농구 선수권 - 이란 전을 앞두고...

terminee 2009. 8. 12. 17:59
요즘 아시아 농구 선수권(ABC) 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희정, 양동근, 방성윤, 김주성, 하승진 등 역대 최강이네 어쩌네 소리를 들으며

선수들을 뽑아 참가해서 5연승을 하고 있습니다...만

경기 내용은 계속 답답하더군요.

어제 대만과의 경기를 봤는데...

대표팀이 사람을 갑갑해 죽게 만들려고 작심을 한 게 틀림 없습니다. -_-;;;

방난사 씨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슈팅 능력이 좋다는 것까지 부정하진 않는데

어제는 컨디션이 완전 바닥인지 장난 아니더군요. 3쿼터까지 3점 7갠가 던져서 0%

다행히 4쿼터 접전 상황에서 두 방을 꽂아줘서 한숨 돌릴 수 있긴 했습니다만

그 두 방 중 한 개는 좀 아니다 싶은 상황에서 던졌는데 운 좋게 들어간 것 같더군요.

방송 해설자도 "저게 운 같지만 사실은 실력입니다."라고 말하더군요.

그럼 더 운빨 같잖아요 해설자 아저씨!!! 크크

김주성도 평소 같지 않게 신경질적이고 (그럴만한 상황이긴 했습니다만)

집중 수비 때문에 중요할 때 골밑슛을 연속해서 놓치고...

보는 입장에서 아주 환장하겠더군요.

하승진은 지난 시즌 KBL에서 보여준 것 같은 모습이 안 나오고 있고요.

뭐 공을 별로 많이 만져보지도 못했으니.

리딩하는 가드들 (주희정, 양동근, 이정석, 강병현)하고 아직 잘 안 맞는 듯한 모습입니다.

포워드들이 하승진한테 어설프게 엔트리 패스 넣어주다가 스틸 당하는 장면도

여러 번 보이고 아주 갑갑했습니다.

김민수도 최근에 있었던 동아시아 대회, 존스컵 대회를 통해서

대표팀의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네 어쩌네 하더니 이번 대회에서는 그다지... -_-;;;

그나마 대표팀의 막내, 유일한 대학생 오세근이 괜찮았네요.

그리고 어제의 MVP는 이번 대회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양희종이

변함없이 좋은 활약을 했습니다. 15득점 15리바운드.

3번 포지션에서 득점이랑 리바운드가 같다니 대단합니다.

경기 종료 48초 전인가 2점 뒤진 상황에 인사이드에서 빠져나와 패스 받고 바로 던진

역전 3점 슛은 정말 멋졌습니다. 사무실에서 박수칠 뻔 했네요. ^^;;;


뭐 심판의 판정도 좀 거시기 하고,
(어제 경기에선 대만이 골 넣었을 때 심판이 박수치고 있었다더군요. -_-;;;)

개최국 중국이 경기 시간 배정에 장난을 쳐놔서 컨디션 조절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그게 지금 우리나라 대표팀이 제대로 안 돌아가는 이유의 전부는 아닌 듯 합니다.

어쨌거나 제가 본 두 경기 (필리핀 전, 대만 전)처럼 해서는

목표인 세계 선수권 대회 출전권 획득 (3등 이상 해야 합니다.)이 쉽진 않겠더군요.

사실 지금까지 5연승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겨온 다섯 나라가 모두 객관적으로 봤을 때

약체로 평가 받는 나라들이었습니다.

오늘 밤 10시에 처음으로 강한 상대를 만납니다.

지난 대회 우승팀 이란입니다.

얼마 전에 존스컵에서 만나 이기긴 했습니다만 그 때는 이란에 '하다디'라는 선수가

빠져있었습니다. 218cm의 키에 NBA 멤피스 팀 소속입니다.

물론 그 때 우리나라에도 하승진이 없긴 했습니다.

스피드와 슛 거리에서 하다디가 하승진보다 훨씬 낫고 키는 하승진이 3cm 큽니다.

웨이트도 하승진이 더 나갈 겁니다.

키 차이와 스피드, 웨이트 등으로 미루어 봤을 때 높이 면에서

하다디가 오히려 하승진보다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탄력의 차이가 있을테니까요.

하다디가 뛰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서도...

일단 확실한 건 하승진은 하다디를 막아내기 어려울 거라는 겁니다.

하승진 선수에게는 자기보다 빠르고 중거리 슛도 되는 선수를 막아낼 실력이 아직 없다고 봅니다.
(아직... 아직은 없는 거라고 믿습니다. 아직 어린 선수니까요.)

그럼 수비에서 내주는 만큼 하승진이 공격을 성공시켜서 상쇄 된다면 다행인데...

이것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본 두 경기에서 하승진은 자기보다 훨씬 작은,

2m가 조금 넘는 선수들을 상대로도 완전히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지난 시즌 KBL 플레이오프 4강에서 김주성을 상대 하던 때가 훨씬 나았던 것 같습니다.

그 상대 선수들이 김주성보다 나은 선수들은 결코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하승진의 컨디션, 팀내 호흡 문제 등이 겹쳐서 그 때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네요.

오늘 하다디를 상대로 하승진이 우세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만이라도 가주길 바랍니다.

하승진이 하다디를 비슷하게 막아내 주고, 이란의 또 한 명의 에이스(이름 까먹었음)도

지난 번에 만났을 때처럼 막아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양희종이 현재 대표팀에서 평균 득점 1위를 하고 있긴 하지만 이 선수 원래 수비가 좋은 선수지요.
(수비만 좋은 선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가 이름 까먹은 에이스를 양희종이 잡아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면 한 가지 걱정이

그만큼의 득점을 누가 해줄 것인가 하는 겁니다.

양희종이 수비에 전념하면 자연히 득점력이 떨어질텐데 지금 대표팀에서

스코어러라고 데려간 선수들이 영 제 컨디션이 아니라서 걱정입니다.

김주성은 항상 자기 몫 만큼 해주고 있으니 크게 걱정 안 한다고 치지만,

슈터라고 데려간 방성윤, 이규섭이 너무 부진합니다.

가드진도 득점을 충분히 못 해주고 있고요. 그나마 강병현이 득점은 좀 하고 있지만

효율이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넣어줄 만큼은 못 넣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오늘 경기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경기로 조별 리그가 끝나고 다음 경기가 8강 토너먼트 시작입니다.

8강 진출은 이미 확정이지만 오늘 이겨야 목표인 세계 선수권 출전권 확보가 좀 쉬워집니다.

오늘 지면 8강부터 만만찮은 상대를 만나게 되고 4강 상대는 아시아 최강 중국으로 거의 확정입니다.

거기서 중국한테 지면 피말리면서 3, 4위 전을 치르게 될 거고요

오늘 이기고 4강까지 중국 피해서 좀 해 볼만한 상대들을 만나 결승까지 가면

'이기면 좋고 져도 본전'이라는 기분으로 마지막 경기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오늘 밤 좋은 소식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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