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애니/만화/영화

최근 본 작품 두 편

terminee 2009. 1. 28. 23:59
첫번째. 이웃집 야마다군.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이지만 보통의 지브리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

외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다섯 식구와

개 한마리가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 이야기를 다룹니다.

작화가 정말 특이합니다. 어찌 보면 상당히 엉성한 듯한 그림.


실제로 위 그림처럼 그리다 만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저런 생략이 심한 그림체와 색 사용에서 편안한 느낌을 많이 받게됩니다.

전체적으로 다 저런 식. (폭주족 등장 에피소드만 빼고.)

네컷 만화 원작이라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에피소드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특이한 캐릭터들과 가족 관계에서 공감하게 되는 내용들에서 재미를 느꼈습니다.

막판에 가서는 조금 지루한 감도 들었는데 이거 보던 날 숙취와 수면부족으로

몸 상태가 안 좋고 피곤해서 그랬을 가능성이 큽니다. ^^;;;

사실 중간에 멈춰놓고 잠깐 자기도 했고, 막판엔 체력 저하로 깜빡 졸다가

되돌려서 다시 보고 그러길 반복해서 흐름이 끊겨 지루하게 느꼈던 거지요.

제대로 된 상태로 본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으로 끝났을 겁니다. ^^


두번째는 적벽대전 -최후의 결전-


이쪽은 생각보다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1편을 '거대한 예고편"이라고 부를 정도로 뜸만 들여놓고 끝낸 것에 비하면

2편이 영 시원스럽지 못하더군요.

감상 전에 막판의 전투 빼고는 볼 게 없다는 악평도 보긴 봤는데...

저는 그 전투도 별로 느낌 없더군요.

그저 뻥뻥 터지고 화살 맞고 칼 맞고 사람 드러눕는 장면들 뿐

그다지 긴장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중간중간 장수들이 등장해서 살짝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전투의 흐름이 매우 밋밋하더군요.

그렇지 않은 예를 들어 반지의 제왕 같은 경우

전투의 흐름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갔다 돌아오는 걸

잘 보여줘서 계속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줬던 것 같습니다.

전투 이전의 내용도 저는 영 재미없더군요.

제 옆쪽에서 보던 사람들은 제갈량이 조조군으로부터 화살을 얻어오는 시퀀스에서

지략이 대단하다며 상당히 감탄을 하던데...

그 화살 어떻게 얻어내는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매우 재미없는 연출의 시퀀스였습니다.

원작의 양이 너무 방대하다보니 흐름을 위해서 삭제되거나 변형된 이야기들도 있는데

이런 부분도 별로 맘에 들지 않더군요.

특히 제갈량이 바람의 방향을 바꾸는 제사의 연출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과감히 쳐냈더군요.

황개의 거짓 항복 작전도 쳐내려면 그냥 깨끗이 들어내지 항복하겠다는 소리는

왜 꺼내게 해가지고 보여주는 척하다가 마는 듯한 느낌을 들게하고. -_-;;;

특히나 결말은...

삼국지를 마지막 읽은 게 상당히 오래 전이라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주유가 조조를 살려보내 주는 그런 일은 없었지않나 싶은데요.

삼국지에서 조조에 목숨줄을 잡고도 살려보내 준 건 관우 뿐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히려 (적벽대전에서 였는지 아닌지 기억 안 나지만) 조조가 달아나다가

적들이 "백마 탄 게 조조다!"라며 쫓으니 부하와 말을 바꿔타고,

"붉은 투구가 조조다!"라니까 투구 벗어 던지고 심지어 머리 풀어헤치고
(백마, 붉은 투구 같은 아이템들은 대충 기억나는 대로 쓴 겁니다. 틀려도 몰라요. ^^;;)

도망치던 일만 떠오르던데... (영화에서 조조 머리가 풀어헤쳐지는지라...)

어쨌거나 결말도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올해 처음 극장 가서 본 작품이었는데 실망만 하고 왔습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