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그런 거지

혼잣말 - 08.10.17

terminee 2008. 10. 17. 14:14


그 요새 안에서 바깥 세상을 거부하고 살던 병사들.

그들의 성벽 앞에 안으로 들어오고자 하는 한 무리가 나타났다.

4년 동안 단단하게 쌓아올렸던 외성벽이 뚫렸다. 그것도 순식간에.

내성벽이 아직 남아있지만 병사들은 벌써 항복을 준비한다.

성벽 너머의 그들로 인해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는 바깥 세상에 대한

기대도 없지 않기에 병사들은 의외로 쉽게 항복을 생각한다.

병사들의 마음 속은 두려움 반 기대 반.

하지만.

외성의 세 배가 넘는 시간 동안 탄탄하게 서 있던 내성벽 앞에서

바깥의 그들은 아까처럼 힘을 쓰지 못한다.

"그들을 몰아내고 다시 단단한 성벽을 쌓자!"

하지만 잠시나마 바깥 세상에 대한 기대를 가졌던 병사들은 혼란에 빠진다.

"외성 밖에 작은 마을을 하나 만들고 저들을 살게 하자.
우리가 바깥으로 완전히 나가는 게 아니라면 나쁠 게 없지 않은가."

"성벽을 허물자. 더 이상 이 안에서 우리끼리만 살 수는 없다.
저들을 받아들이고, 우리도 밖으로 나가자."

하지만 병사들은 어리석다.

병사들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성 밖의 그들은 병사들의 포로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자유롭다.

성 밖에 마을을 만들고 살 것인지,

병사들이 헐어버린 성벽을 넘어 안으로 들어설 것인지,

정하는 건 그들이다.

병사들은 지금도 자신들의 몫이 아닌 토론을 계속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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