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그런 거지

100일 맞이 선심 쑈!!!

terminee 2008. 6. 4. 11:28
우리나라 무개념 대통령 취임 100일이라더군요.

'취임 x주년 맞이' 쑈를 좋아하는 우리 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

요즘 초등학생도 남녀 학생이 사귄다고 100일을 기념하는 세상인데

쑈 좋아하는 우리 대통령 각하, 취임 100일을 그냥 넘기기 싫었겠지요.

처음엔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특별 사면 검토.
(관련 기사)

기사 날짜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5월 하순에 나온 얘기입니다.

한참 국민들의 심기가 불편해지면서 분위기 나빠지고 있을 때였지요.

상황 안 좋아지니 선심쓴다는 소리가 부담스러웠을 것이고,

취임 몇 주년도 아니고 100일에 특사를 발표한 전례가 없다는 비판도

신경 쓰였을 겁니다. 그래서 안 하나보다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기념일 그냥 넘기기는 정말 싫었나봅니다.

게다가 오늘 보궐 선거도 있으니 뭔가 선심을 써야 하는 상황.

그래서 오늘 나온 발표.

운전 면허 벌점 삭제. -_-;;;
(관련 기사)

정말 심하게 뭔가 하고 싶었나봅니다.

지하철에서 옆 사람이 보는 신문에서 저 기사 제목을 흘깃 보고는

크게 웃을 뻔 했습니다.

운전이 생계에 직결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그 중에는 실수 몇 번으로 인한

벌점 때문에, 혹은 단칼에 운전을 못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런 분들께는 고마운 일이겠습니다만...

그리고 (이미 시효가 지나서 소멸했을지도 모르지만) 저도 심한 과속으로

벌점을 먹은 적이 있는지라...
(그러고보니 리나님 벌점도 삭제 됐겠군요. 크크크
아픈 기억 들춰내서 죄송... ^^;;;)

저도 혜택을 봤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그래도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더 재미있는 건 기사에도 나와있듯이 '정,재계 인사들, 고위 공직자'는 제외랍니다.

'서민을 위한 조치다.'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 죽겠다는 마음이 보입니다.

출범, 아니 출범 이전의 인수위 때부터 '있는 사람들 위주'의 정책을

내놓던 정부가 갑자기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 조치를 하나 내 놓으니

당연히 '보여주기 위한 액션'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너무 삐뚤어진 걸까요?


그런 거 말고 지금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게 뭔지 생각을 좀 해보지...

아니, 생각 할 것도 없이 눈에 보이는 건 외면하고 있지 않습니까.

협상도 아니고 '자발적인 수출 금지'를 요청했다가

미국 당국자도 아니고 주한 미국 대사한테 단칼에 거절 당하고.

미국 대사는 '한국민들이 과학 공부를 더 했으면 좋겠다.'는

싸가지 없는 소리나 하고 앉아있고.

딴소리지만 미국이 저런 식으로 나와서 시위가 미국을 규탄하는 분위기로

가기라도 하면 또 보수 진영에서는 '반미 빨갱이들이 나타났다.'면서

몰고갈 게 뻔한데... 원치 않는 상황이네요. -_-;;;


여하튼.

대통령 아저씨. 취임 100일 쑈 잘 봤어요.

재미있었어요. 다음 쑈는 뭐 보여 줄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