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운동

이번 시즌 첫 boarding

terminee 2007. 12. 1. 20:52
다녀왔습니다. ^^

아침에 다섯 시도 안 돼서 일어나가지고는 씻고 옷 챙겨 입고 집을 짊어지고 집을 나섰습니다.

버스는 5시 20분 출발.

뭐 여기저기 거쳐서 휘닉스 파크에 도착하니 8시 반이 좀 넘었더군요.

타기 전에 장비 챙기는 게 빡세서 힘이 좀 듭니다. -_-;;

슬로프에 올라간 게 9시 조금 넘어서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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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팍 정상에서 찍었습니다. 앞에 보이는 건 제 보드. ^^

오랜만에 타니 좋더군요. 그런데...

엊그제 deck(보드의 판때기)과 binding(판때기 위에 달린 신발과 결합하는 부분)을

조립해 뒀는데, 아무 생각 없이 하다보니 좌우를 바꿔서 달아놨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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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가 있는 곳을 찾아가서 다시 좌우 바꿔 놨습니다. 이런 실수를... --a

리프트 타고 올라가면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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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리프트를 혼자 타고 올라갈 때도 많았네요.

제설 중인 Dizzy 슬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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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팍에서 가장 빡센 슬로프입니다. ^^

가장 가파른 곳은 저 멀리에 보이는군요. 눈이 하나도 없네요.

11시 쯤인가부터 하늘이 잔뜩 흐려지고 눈발이 날리더군요.

안개도 끼고... 시계가 불량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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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눈밭처럼 보이는 상황.

사실 앞이 멀리까지 안 보이는 건 크게 문제가 아닌데,

날이 흐려지면 눈만 깔린 새하얀 바닥에 그림자가 없어져서 입체감이 확 죽습니다.

바닥이 튀어나왔는지 들어갔는지 판단이 잘 안되지요.

그런데서 빨리 달리다간 튕겨나가기 쉽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잘 보기 위해서 고글도 벗고 달렸더니 바람 때문에 눈물이 질질 흐르고... ^^;;;

그러다가 매우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겉옷 윗주머니에 넣어 둔 핸드폰이 없어진 겁니다. -_-;;;

주머니에 뚜껑도 있는데 흘렀을 리는 없고 이 녀석이 제 발로 기어나갔나... --a

잘 살펴보니 주머니 아래 쪽에 구멍이 났더군요. 어이없어라...

원래 오후 5시에 버스타고 올라올 예정이었는데 이거 못 찾으면

1시 버스타고 올라와서 전화기 사러 가려고 맘 먹었습니다.

두 번 정도 슬로프를 내려가면서 찾아봤지만 하얀 눈밭에서 은색 핸드폰은 눈에 안 띄더군요.

결국 공중전화 있는 곳까지 걸어가서 전화를 했습니다.

누군가 주워다가 리프트 타는 곳에 있는 직원에게 맡겨놨더군요. 어이쿠 감사해라.

가서 핸드폰 찾고, 대충 세시 반쯤까지 계속 타다가 버스타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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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갈 사람들과 기다리는 버스들.

보통 혼자 가면 밥 안먹고 초콜렛만 먹으면서 버티는데,

그렇게 9시부터 3시 반 넘어서까지 탔으니 여섯 시간이 넘는군요.

중간중간 앉아서 잠깐씩 쉬기는 했지만...

어쨌든 시즌 첫 날부터 빡시게 타고 왔습니다. ^^

집에 돌아오니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정리도 다 했고, 이제 저녁 먹고 쉬면 되네요.

저녁으로 먹으려고 주문한 닭 한마리와 맥주가 지금 눈 앞에서 냄새를 풍기고 있는지라

지금 제 정신이 아닙니다. 크크 ^^;;

피곤한 하루네요.

너무 힘든 취미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