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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남자 농구 최종 예선 1차전

terminee 2008. 7. 14. 23:44
9시 반부터 슬로베니아와 경기가 있었습니다.

웬일로 케이블 채널에서 생중계를 해주더군요.

지난 번엔 아시안 게임 때도 농구 생중계를 안 해주더니만. -_-;;;


사실 유럽, 아메리카 등 전 세계에서 젤 쎈 나라 몇 빼고

조금 덜 쎈 나라 열둘이 모여서 3등까지만 올림픽 보내주는

최종 예선이라 우리나라는 거의 확실하게 가능성이 없습니다. ^^;;

하지만 이번 대표팀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지요.


우선은 조별 리그. 한 조 3팀 중에 2등까지 8강에 올라갑니다.

우리나라는 슬로베니아, 캐나다와 한 조인데

둘 중에 그나마 만만한 캐나다를 잡고 8강에 가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NBA 두 시즌 연속 MVP를 차지하기도 했던 울트라 슈퍼 초특급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쉬가 안 나왔거든요. ^^

사무엘 달렘베어(센터)라는 NBA 선수가 또 있긴 하지만

아주 잘하는 선수는 아닌지라 해볼한 할 것도 같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슬로베니아와 1차전.

1쿼터 중반쯤까지는 비슷비슷하게 잘 싸우더니 막판에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2쿼터에도 계속 밀려서 20점 정도 차이가 나더군요.

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내줬습니다.

전반에 슬로베니아는 공격 리바운드만 11개 (total 24개),

우리나라는 공수 리바운드 합해서 7개. -_-;;;;

상대가 키가 크니까 골 밑보다 더 바깥 쪽에서 박스를 해야하는데

제대로 안 되더군요. 상대 자유투 실패한 걸 리바운드 내준 게 서너 개 있었으니

이건 뭐 말 다 했지요. 쩝...

하지만 3쿼터에 리바운드를 적극적으로 하고 2-3, 1-3-1 등 지역방어가 먹히면서

많이 따라 붙었습니다. 4쿼터에 5점차까지도 따라갔는데...

거기까지더군요.

다시 벌어지면서 결국 12점차로 졌습니다.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예전 문경은 같이 확실한 외곽 슈터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전정규가 쓸만하다고는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뭐 거의 보이지도 않았고요.

오히려 큰 선수들 사이를 파고 드는 정영삼이 더 잘 먹혔습니다.

파고 들어서 득점을 한 건 많지 않지만, 돌파 시도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역할을 잘 해줬습니다. 외곽도 간간이 때려 줬고요.

체력이 딸리고 부상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10분 정도는 뛰어주면서

골 밑을 틀어막아 줄거라던 하승진은 영 안되더군요.

역시 부상 때문에 코트 밖에서 걸어다닐 때는 계속 다리를 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플레이도 제대로 안 됐고요.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승진 선수는 농구를 잘 못합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압도적인 키로 포스트에서 수비 머리 위로 날아오는 패스를

받아서 골대에 집어 넣는 플레이를 하다가, 연세대 잠깐 이름만 올렸다가 바로

NBA로 가서는 제대로 플레이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요.

그러다 국내로 돌아와서는 아직 정식으로 경기를 뛴 적이 없고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겠지만, 너무나도 유리한 신체 조건이

학생 시절에는 오히려 실력 발전을 방해했고, 그 뒤로는 환경 때문에

실력을 키우지 못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 팀에서 가장 잘 해준 건 김주성 선수였습니다.

득점도 가장 많이 했고, 오늘 플레이를 봤을 때 양팀 선수 통틀어서

두 번째로 잘 하는 선수였습니다.

높이도 있고, 탄력 좋고, 스피드 좋고, 슛 거리도 꽤 긴 빅맨이라

수비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전반에는 3점도 두 개 꽂아 주면서

상대가 어떻게 막아야 할 지 알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캐나다 전에서, 그리고 혹시 8강까지 가서도 오늘 같은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NBA에서 다시 오퍼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에 NBA의 토론토 랩터스에서 '와서 얼마나 잘하나 한 번 보여봐라'라는

초청이 왔었는데 당시 무릎 부상 때문에 미국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왔었습니다.


오늘 김주성 보다 잘 한 선수 한 명은 바로 라쇼 네스테로비치.

NBA에서도 톱 랭크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알아주는 센터입니다.

골 밑에 빈 자리 잘 찾아 들어가고, 앞에 김주성이 있든 자기보다 10cm 큰

하승진이 있든 편하게 플레이 하더군요. 미들 슛도 좋고요.


결과적으로... 전반에 리바운드만 좀 잘 했어도 조금 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공격이 썩 잘 되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먹혀 들어갔고,
(사실 공은 잘 안 돌더군요. 2차전엔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수비는 상대에게 잘 먹혔습니다. 3쿼터 초반 5분 동안 3점만 내주면서

점수차를 좁히기도 했고요. 2차전은 좀 더 좋은 모습으로

재미있는 게임 했으면 좋겠습니다.


2차전은 모레 수요일 7시 반입니다.

퇴근 일찍 하고 후다닥 집에 오면 2쿼터 부터는 볼 수 있겠네요. ^^

지난 주에 기사들을 읽을 때 제가 정신을 놨던 건지,

분명 2차전은 7시 반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 확인해보니 7시네요.

퇴근하고 냅다 집에 와도 후반... 쩝.


1차전 Box 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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