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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여자 농구 첫 경기

terminee 2008. 8. 9. 23:01
오늘 오후 5시 45분부터 여자 농구 조별 리그 첫 경기,

브라질과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브라질은 세계 4위. 우리나라가 아마 7위인가 그럴 겁니다.

여자 농구 랭킹을 내는 국제 대회 성적을 종합하는 기간이 꽤나 길어서

우리나라의 7위는 예전에 좀 잘 했던 시절의 덕이고,

요즘은 10위권에도 들기 어려운 성적이라고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오늘 경기 정말 재미있게 봤네요.

계속 막상막하로 가다가 4쿼터 중후반에 8, 9점차로 벌어질 때

무너지나...했는데, 역시 개막 전부터 정덕화 감독님이 강조한 대로

수비로 해결을 봤습니다.

수비에서 상대를 묶고, 공격에서 대표팀의 두 막내,

최윤아, 김정은 두 선수가 해 주면서 결국 동점.
(두 막내라고 했지만 나이가 비슷하고 다른 선수들보다 어려서 그렇게 부르는 거지
둘이 동갑은 아닙니다. ^^)

그리고 연장에서도 그 분위기 계속 이어가서

연장 5분 간의 점수 13-7로 6점차 승리를 따냈습니다.

Scoring by 5 min intervals:

Q1 Q2 Q3 Q4 OT1
BrazilBrazil 8    14 22    28 34    43 50    55 62
KoreaKorea 6    13 22    26 33    41 49    55 68


오늘 최고는, 유니폼 번호 6번, 최윤아 선수!!!

득점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19점. (변연하 선수와 동점)

리바운드 7개. (정선민 선수에 이어 팀 내 2위, 공격 2개, 수비 5개)

자유투 8개 던져서 100% 성공.

2 어시스트, 2 스틸.

국내 리그 최강 팀 신한 은행에서 가드를 보던 실력 그대로

안정적인 게임 운영을 해 준 것부터 우선 칭찬하고.

센터나 포워드도 아니고 가드가 리바운드를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잡았다는 점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잘 해줬는지 알 수 있습니다.

키가 우리나라 대표팀에서 김영옥 선수 다음으로 작습니다. (170cm)

뭐 오늘 경기 뿐이 아니고 국내 리그에서도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서 많은 리바운드를 해내는 좋은 선수입니다.

적극적인 공격을 했다는 걸 또 알 수 있는 부분이

파울을 당한 개수 입니다. 양팀 최다인 6개.

자유투도 경기 막판 동점으로 가기 위한 순간부터, 연장전에서 점수차를

벌이기 위한 중요한 순간까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 100% 꽂아 넣어 주는데 얼마나 멋지던지!!! 정말 최고입니다.

원래 좋아하는 선수인데 오늘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니 정말 좋더군요. ^^


최윤아 선수와 함께 팀내 최다 득점인 변연하 선수,

후반에 슛이 잘 안 들어가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연장전 2점차 아슬아슬한 승부에서 결정적인 3점을 깨끗하게 꽂아주면서

점수를 벌이는데 큰 역할을 해줬습니다.

그 3점 들어가는 순간에 저는 같이 보던 친구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박수 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

김정은 선수도 과감하게 파고드는 좋은 플레이를 몇 개 보여줬고요,

WNBA에서 뛰는 상대 센터를 막느라 고생한 우리 센터 라인,

김계령, 신정자, 정선민 선수들도 정말 멋졌습니다.

이미선 선수도 베테랑 가드답게 경기 내내 좋은 모습 보여 줬고,

특히 막판 뒤지고 있는 상대가 적극적인 수비로

압박할 때도 침착하게 실책 없이 잘 마무리 해 줬고요.

지난 시즌 득점왕 정선민 선수가 필드골 성공률 31%로 득점에서는

조금 부진 했습니다만 (10득점),

거의 풀타임을 뛰면서 리바운드 8개 (팀 내 최다),

어시스트 5개 (양 팀 통틀어 최다)로 대표팀 대장님 역할을

잘 해줬습니다. ^^


하지만 역시 하은주 선수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게 참 크더군요.

리바운드에서 31-53으로 밀렸습니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가 6-15로 두 배가 넘네요.

경기 막판엔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내주면서도 골은 쉽게 안 내주는

악착 같은 수비로 상대를 잡아내긴 했습니다만,

리바운드에 있어서 대책은 확실히 필요 하겠습니다.

키에서 밀린다는 점이 분명히 있긴 합니다만

뭐 그걸 모르고 대회 하러 간 것도 아니니 대책을 생각은 했겠지요.

그리고, 상대팀에서 리바운드를 가장 많이 잡은 선수(12개, 공격 리바운드 5개)는

우리 팀 최장신 (하은주 선수 빼고)인 김계령 선수보다 3cm 작습니다.

김계령 선수의 리바운드는 딱 절반 6개.

키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다음 경기에는 보완 된 모습 보여줄 거라고 믿습니다. ^^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어서인지 오늘 그 여파가 장난 아니네요.

지금 밤 11시까지 제 블로그 방문자 수가 어제의 3배가 넘습니다.

유입 키워드를 보면 "여자 농구 대표팀"이 압도적.

지난 2월에 대표팀 명단 발표를 보고 썼던 글 때문이네요. ^^

그리고 오늘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준 최윤아 선수의 미니 홈피.

싸이질은 거의 안 하지만, 평소에 좋아하는 선수인

최윤아 선수하고 김정은 선수 미니 홈피는 종종 가거든요.

오늘도 경기 끝나고 들어가 봤더니 최윤아 선수 오늘 방명록 글이

700개가 넘네요. 대단합니다. 크크 ^^


선수들도 계속 이렇게 좋은 경기 보여주고,

사람들의 관심도 계속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보니... 남자 농구도 올림픽 진출 해서 재미있는 경기

했더라면 정말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쉽습니다.

우리나라 여자 농구 대표팀 계속 좋은 경기 해주길 응원합니다.


다음 경기는 11일 월요일 2시 30분(베이징 시각, 우리나라는 3시 30분)에 있습니다.

회사에 있을 시간이라 경기는 못 보겠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