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그런 거지

잠재적 범죄자의 처벌...?

terminee 2007. 11. 14. 14:47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이 앞으로 범죄를 일으킬 것이라는 확증, 혹은 아주 높은 가능성을 발견하면

그 사람을 미리 처벌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설정합니다.
(어제 읽고 오늘 생각 나는 대로 쓰는 거라 조금 틀릴지도... ^^;;;)

"경찰이 사람들의 잠재적 범죄 가능성을 알아낼 수 있는 테스트를 개발했다.
 이 테스트를 통해서 미래의 범죄자로 판명되면 바로 잡아 가둔다.
 물론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으므로 형량은 매우 가볍다.
 복역 기간 동안 그가 저지를 것으로 예상 되는 범죄에 대한 예방 교육을 빡시게 시키고
 또 다시 테스트를 통해 그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 되면 석방한다.
 통상적인 경우 1년 이내의 복역으로 범죄의 가능성을 제거하고 석방할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이런 내용이라고 하더군요. (안 봐서 모릅니다... ^^;;;)

이런 잠재적 범죄자의 처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책이 묻더군요.

그리고 계속 이야기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잠재적 범죄자를 처벌하고 있지요.

살인 등의 범죄를 계획하다가 걸리면 잡혀갑니다.

음주 운전도 경찰 앞에서 측정기에 숨을 불어넣는 그 순간까지 이 사람은

사고를 내지도, 사람을 다치게 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혈중 알콜 농도가 높다는 이유, 그래서 사고를 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유로

벌금형, 면허 취소 등의 처분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위의 설정대로 사람의 미래 범죄 가능성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음주 단속과 마찬가지로 미리 단속해서 처벌해도 되는 걸까? 라고 책이 또 묻습니다.

그런 게 나올 리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범죄 가능성의 확실한 진단'이라는 것은

지금 여기서 논의의 핵심이 아니니 일단 패스하고...

만약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결과에 따라 처벌 하는 것이 옳겠느냐는 질문입니다.

아무리 범죄의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아직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그리고 인간에게는 강력한 '자유 의지'가 있는데, 아무리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다고 해도

그 대로 굴러간다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최근에 '시동이 걸리지 않은 채로 1~2미터만 굴러간 차라도 술 먹고 그 차 운전석에

앉아있었다면 음주운전.'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정당한 처벌일까요?

술 먹고 미친 듯이 운전하던 사람도 바로 다음 순간에 '이러다 사고 내겠다.'는

자각을 하고 갑자기 얌전히 차 세우고 택시타고 집에 갈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미 술 먹고 운전대 잡은 사람은 그런 자각을 기대하기엔 이미 정신이

저 너머로 가 버린 상태라고 말 할 수도 있지요.

아직 죄를 짓지 않았으니 놔둬야 한다라고 하기엔 너무 위험하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결국 결론은 뭐... 어렵네요. ^^;;;

양자론에 나오는 죽어있는 동시에 살아있는 고양이 실험이 생각나는군요.



P.S. 이 책도 결론은 내주지 않습니다. 책 자체가 그런 식이거든요.
      이런 토픽 하나에 대해서 두세 페이지 정도에 걸쳐 상황 설정과 생각해 볼 거리를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끝. 결론은 없습니다.
      그런 토픽이 100개!
      지금 현재 블로그 왼쪽에 보이는 '유쾌한 딜레마 여행'이라는 책입니다.
      생각할 거리를 주는 건 좋은데, 책 읽는 진도가 영 안나가서 힘듭니다. 크 ^^;;;

유쾌한 딜레마 여행 상세보기
줄리언 바지니 지음 | 한겨레출판사 펴냄
당신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사고실험실! <유쾌한 딜레마 여행>은 세상의 철학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고실험 100가지를 제안하는 책이다. 유명한 철학적ㆍ윤리적 난제나 역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제를 부각시키고 그에 대한 깊은 사고를 자극하는 사고실험을 모아 엮었다. 사고실험은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시나리오를 만들어 부수적인 요건을 배제하고 문제의 핵심에 집중해서 해답을 찾아간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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