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이것저것

불여우를 쓰는 이유

terminee 2007. 11. 28. 11:03
아쓰맨님 블로그에 갔다가 Firefox가 Internet Explorer보다 메모리를 더 많이 먹는 걸

직접 실험을 통해 확인하셨다는 글을 봤습니다.

그 글을 보면서 나는 왜 몇 년째 불여우를 쓰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볍다.' '페이지 로딩이 빠르다.' 같은 얘기들도 있지만,

사실인지도 모르겠고, 체감하지도 못하겠고, 별로 관심도 없습니다. ^^;;

'표준을 잘 지킨다.' '보안이 강력하다.' 라는 얘기도 있는데 이건 사실이겠지만

역시 그다지 저한테 중요한 내용은 아닌 것 같네요.

IE가 비표준 기능을 많이 구현하고 있기는 하지만, 표준을 베이스로 하고

그 위에 자기들이 만든 독특한 기능을 올리는 건 개발하는 회사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비표준 기능들을 너무도 애용하셔서 그냥 '표준에만 충실한' 다른 브라우저들로

웹서핑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은 우리나라 웹사이트들의 책임이지

MS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 밖에도 IE의 비표준 기능을 우리나라에서 남용한 사례들은 여러 가지 있겠지요.
(ActiveX는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_-;;;;)

여하튼 IE가 아닌 브라우저로는 웹 서핑이 불편한 우리나라 웹 환경에서 왜 나는

불여우를 몇 년 째 쓰고 있는 걸까... --a
(뭐 IE tab으로 어느 정도 타협을 봐 가면서 쓰고 있기는 하지만...)


1997년에 제가 다니던 대학교의 전화접속 PPP 서비스로 웹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사용한 게 Netscape 브라우저였군요.

그러다가 Netscape이 MS의 공세에 무너지고 소스 공개를 해 버릴 때 쯤에

저도 IE로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Firefox로 넘어온 이유...

맨 처음엔 MS라는 공룡이 그저 싫어서였던 것 같네요.

'MS는 싫은데 게임은 해야하니 OS를 바꾸진 못하겠고, 브라우저라도!!'

...라는 생각이었다랄까요. ^^;;

그 당시에 IE에는 없던 tab 브라우징 기능이 우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IE도 7으로 넘어오면서 이 기능을 집어넣었지요.)

여러가지 확장 기능들이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개발 돼서 올라온다는 것도 장점 이었고요.
(그래봐야 확장 기능은 몇 개 안 쓰고 스킨이나 종종 바꾸는 정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2007/02/08 - 제가 쓰고 있는 불여우[Firefox]를 소개합니다. ^^
(제가 쓰고있던 확장기능들을 간단하게 소개한 글입니다. 지금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음.)

물론 단점도 여러가지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간 손에 익고 익숙해져서 그냥 쭉 쓰고 있네요.

최근에 한 가지 이유가 더 생겼다면...

오픈웹과 같은 사회적인 움직임입니다.

사적인 기업은 웹 사이트를 어떻게 구축하든 자기네 자유라고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접근을 보장해야 할 공공기관의 웹사이트가 ActiveX등의 기술을

사용해서 IE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맥이나 리눅스 사용자를 포함해서)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요지의 행정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이런 주장이 더욱 힘을 얻기 위해서는 IE가 아닌 브라우저의

점유율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중의 한 사람이 되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요.

소송에 이름을 올리고 오픈웹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은 귀찮아서 못하지만

이 정도의 소극적인 참여라도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


가끔 이런 얘기를 하다가

'우리나라 웹에서 IE가 아닌 브라우저로도 서핑을 불편 없이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이라는

말을 하면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는 분들이 많더군요.

사실 저도 쉽지는 않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희망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저 MS가 싫어서 쓰기 시작한 브라우저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MS에 기술적으로 종속되지 않는 환경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몇 년 전 인터넷 대란이나 Windows98 기술지원 중단 때와 같은 일을 또 당하기는 싫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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