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0년이 채 못되게 살아오는 중에 20년이 넘게 함께인 친구 두 놈이 있습니다.
이 놈들하고 동해안 놀러 갔던 것만 열 번 가까이 되는 거 같은데 그 중에 Best 3를...
(갑자기 이걸 왜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a)
2001년 4월쯤이지 싶습니다.
셋 중에 제일 늦게 군대를 갔던 제가 2001년 3월에 제대하고,
드디어 셋이 다시 모인 기념으로 강릉으로 놀러 갔습니다.
그 때는 아직 영동 고속도로에 대관령 터널이 뚫리기 전이었던지라
구불구불한 '이름만 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은 넘어야 했습니다.
꼭대기에 대관령 휴게소도 있었고... 거기 올라가면 탁 틔여서 좋긴 했었네요. ^^
여하튼 강릉 도착한 게 이미 해 지고 나서였습니다.
바다에 뛰어들기엔 아직 이른 때였고 도착하자마자 바지 걷어부치고
물에 발담그고 뛰어다녔는데 발은 죽어라 시리고...
뛰어들자마자 "으아~ 발 x나게 시려~~~"하며 소리지르고 미친듯이 웃으며
뛰어다니던 그 때를 핸드폰에 녹음해놓고 나중에 또 들으면서 미소짓던 게 생각나네요. ^^
그리고나서는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 셋이 앉아서 바다 보면서 노래도 부르고
기분 좋게 놀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사람이 하는 말.
"밤에 여기 계시면 안됩니다."
군인이더군요. 거기 바로 옆에 초소도 있고, 뭐 경계 지역인 모양입니다.
놀만큼 놀았고, 이제 방에 가서 밥도 먹어야겠기에 얌전히 돌아섰습니다.
돌아서면서 장난기가 발동한 친구들!! 저에게 묻더군요.
"야 너 제대한지 얼마나 됐냐?"
아직 우리한테 뭐라 했던 그 군인은 아직 목소리가 들리는 거리에 있었고...
저는 더 크게 대답해 줬습니다.
"어 한달도 안됐다~~~ 으하하하하하" ^^
맨날 남들 노는 바닷가에서 경계 근무 서는 군인 총각.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쏴버리고 싶었을까요... ^^;;)
대학교 졸업하기 전이니까 2001년에서 2003년 사이겠군요.
그 때 저하고 제 친구들이 MSN을 막 쓰기 시작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우연히 자정쯤 메신저에서 만난 세 친구.
"동해나 갈까?" ^^
자정에 누군가 꺼낸 저 한마디에 날림으로 계획하고 새벽 두 시에 차 몰고 출발!
군대 가기 전부터 놀러 다닐 때 가지고 다니던 고물 티코에 몸을 싣고 또 동해로 달렸습니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주문진.
부두에서 구름 끼어서 해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데 일출 본다고 한참 바다 쳐다보다가,
이제 막 해가 뜬 그 시간에 근처 횟집에 들어갔습니다.
회에다가 빠질 수 없지요. 쏘주 한 잔! (이건 낮술도 아니고... -_-;;;)
이거 아침이라 그런지, 바닷가라 그런지 술이 안 취한다는 헛소리들을 하면서
소주를 거나하게 걸친 세 친구. 주문진 시내로 들어가서 사우나를 찾았습니다.
들어가서 한 잠 퍼질러져 자고 점심 때쯤 다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자정에 나온 말 한마디에 날림으로 휘리릭 갔다온 여행이었습니다. ^^
쓰다보니 길어지네요.
1위는 다음에... ^^;;